무룡산의 선녀와 용
해발 451m의 무룡산은 울산의 진산이며 지금은 방송 중계탑들이 세워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영산이다. 강원도 태백산맥이 남으로 뻗으면서 그 한줄기가 경주 토함산을 이루고, 그 남쪽에는 동대산맥을 형성하면서 우뚝 솟은 준령이며 동대산맥이 만들어낸 울산의 진산이다.
무룡산이란 춤출 “무”〔舞〕자와 용 “룡”〔龍〕자 뫼“산”〔山〕자로서 용이 춤을 추던 산이라 한다.
무룡산은 많은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한가지 전설은 다음과 같다.
옛날에 무룡산 꼭대기에는 큰 연못이 있었다. 이 연못에는 일곱 마리의 용이 살고 있었는데 그 중 한 마리의 용이 눈이 멀어서 함께 있는 용들로부터 놀림을 받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오색 구름이 찬란하더니 칠색 무지개가 쭉 뻗어 무룡산정 연못에 뿌리를 박은 것이다.
칠색 무지개를 타고 하늘의 옥황선녀 일곱이 이 연못에 내려와 칠룡들과 목욕을 하게 되었다. 눈먼 장님룡과는 아무도 놀고 싶어 하지 않았고 장님룡이 서러워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을 본 마음씨 착한 선녀가 다가와 장님룡을 보고 "나하고 놀아요" 하여 장님룡은 기뻐하였다. 다른 여섯 룡과 여섯 선녀들은 비웃기나 하면서 따로 놀았다.
목욕을 마치고 하늘로 올라갈 시간이 되어 여섯 룡과 여섯 선녀들은 정이 들어 떨어질 수가 없어 함께 오르기로 하였으나 눈먼 장님룡은 오를 수가 없어 눈물을 흘렸다. 그 때, 마음씨 착한 선녀가 장님룡과 같이 있기로 하고 여섯 선녀들에게 말하였다.
"얘들아 하늘에 올라가거든 옥황상제 폐하께 너희들과 함께 오르지 못한 사정이야기를 하여다오."
여섯 선녀들은 까르르 웃으면서 쌍쌍이 짝을 지어 칠색 무지개를 타고 하늘로 올랐다. 선녀와 용들이 하늘로 오르던 그날부터 시커먼 먹구름이 일고 천지를 진동시키는 천둥을 치며 장대같은 비가 일주씩이나 퍼부었다. 하늘의 옥황상제가 노발대발 한 것이다. 일곱이 같이 갔으면 사이좋게 놀다 같이 올라와야지 하며 호통이었다. 그리하여 여섯 선녀와 여섯 룡을 지하로 내려보내 귀양살이를 하게 되었다.
한편 눈먼룡과 마음씨 착한 선녀는 옥황상제의 부름을 받고 하늘로 올라가 옥황의 조화로 눈을 뜬 후 짝을 지워 배필이 되고, 무룡산으로 내려와 귀양살이를 하던 선녀들은 날마다 수심에 잠겨 하늘나라만 쳐다보며 그래도 용들과 함께 살게 된 것을 행복해 하면서 날마다 춤을 추었다.
그런지 얼마후 옥황의 노여움이 풀어져서 선녀들과 용들을 하늘로 불러 올리니 춤을 추고 기뻐하면서 하늘로 득천하였다.
이같은 전설이 담긴 무룡산정에는 그후 연못은 없어지고 그곳 주변이 대명지가 있다고 했으며 여기에 묘를 드리면 울산지역에 비가 오지 않았다. 가뭄이 들면 강동면, 농소면 외 지역주민들이 총동원하여 무룡산정으로 올라가 누가 묘를 드리지 않았나 하고 샅샅이 뒤진다. 묘가 발견되지 않도록 봉분을 하지 않고 평장의 묘를 드려 놓은 것이다. 묘를 파내고 나면 반드시 비가 온다는 것이었다.
출처
· 울산북구문화원 원장 박종해 "울산 북구 지명사"
· 북구향토문화연구소 소장 심강보 "내고장 향토 문화재" 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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