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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본에선 역사인식 공방 중
작성자 문○○ 작성일 2006-02-13
조회 769
지금 일본에선 역사인식 공방 중

야당·언론 등에서 고이즈미 역사인식 비판
김종성(qqqkim2000) 기자


최근 일본 내에서는 역사인식 문제를 놓고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에 대한 비판이 집중되고 있다.

11일(미국 시각) 발행부수 1400만 부를 자랑하는 <요미우리신문>의 와타나베 쓰네오 회장은 <뉴욕 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고이즈미 총리를 역사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폄하하면서 (그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강행은)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하는 등 직설적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

ⓒ 일본 총리관저 홈페이지

고이즈미 내각의 역사인식에 관한 비판은 언론뿐만 아니라 지금 열리고 있는 제164회 국회 회의에서도 제기되었다. 지난 1월 23일 쓰지모토 기요미(사회민주당 출신) 중의원 의원은 일본의 전쟁책임에 관한 고이즈미 총리의 역사인식을 캐묻는 서면 질문서를 제출했다.

A4 용지 2장 분량의 질문서에서 쓰지모토 의원은 과거 일본이 행한 침략전쟁의 책임주체·책임범위 등에 관해 포괄적으로 질문했다. 그는 1995년 8월 15일 일본의 식민지배와 침략으로 아시아 국민들에게 다대(多大)한 상처를 입힌 것을 통절히 반성한다는 내용을 담은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의 담화(무라야마 담화)를 토대로 고이즈미 총리의 역사인식을 캐묻는 방식을 취했다.


▲ 쓰지모토 기요미 중의원 의원(사회민주당 소속)

ⓒ 쓰지모토 기요미 의원 홈페이지

쓰지모토 의원은 특히 질문서 제2항목에서 \\우리는 과거의 잘못을 두 번 다시 되풀이하지 않고자 한다라는 무라야마 담화에 나오는 과거의 잘못과 관련하여 고이즈미 내각은 언제 누가 무엇을 한 것을 잘못이라고 이해하고 있는지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 무라야마 담화로 유명한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

ⓒ 일본 총리관저 홈페이지

전쟁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이 질문에서 제기된 쟁점들 중에서 ▲잘못의 주체가 누구인가에 관해서만 살펴보기로 한다. 잘못의 주체가 누구인가와 관련하여 현재 일본 내에서 제기되는 논의들 중 주요한 것으로는 ▲국왕(소위 천황)의 책임을 인정해야 한다는 견해 ▲A급 전범에게만 책임이 국한된다는 견해 ▲전체 일본 국민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견해 등이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일부 극우적인 일본인들은 그 잘못을 일본의 패전을 초래한 것에 대한 책임으로 상반되게 이해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고이즈미 총리로서는 누가 전쟁책임을 져야 한다고 명확히 답변하기 힘든 상황에 놓여 있다. 국왕의 책임을 인정하자니 우익 자체의 논리와 모순되고, A급 전범에게 책임을 전가하자니 설득력이 떨어지고, 그렇다고 전체 일본 국민의 책임이라고 하자니 책임주체가 너무 광범위해지는 문제점이 있다.

난처한 고이즈미

그래서 고이즈미 총리는 1월 30일자 답변서에서 이를 둘러싸고 갖가지 논의가 있지만, 정부가 구체적으로 단정하기는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대답을 회피했다.

지난 10일 아베 신조 관방장관 역시 중의원 예산위원회 답변에서 정부로서 (책임자가) 누구라고 구체적으로 못 박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고이즈미 총리와 똑같은 답변을 할 수밖에 없었다.

현 헤이세이 국왕의 선왕(先王)인 쇼와 국왕이 서거한 1989년을 전후하여 일본에서는 쇼와 국왕의 전쟁책임을 인정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러한 입장은 상당한 지지를 얻고 있다. 지금 일본 우익이 우경화 노선을 가속화시키려는 것도, 이러한 새로운 경향에 대한 견제의 심리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

국왕 책임론도 상당한 지지 얻어

▲침략전쟁 당시 국왕 중심의 국가체제 ▲일본에서 힘을 얻고 있는 새로운 경향 ▲주변국들의 거센 공격 등을 볼 때에 쇼와 전 국왕의 전쟁책임을 인정해 버리는 게 차라리 속이 편하겠지만, 그렇다고 쇼와 전 국왕의 전쟁 책임을 인정해 버리면 일본 우익의 논리와 기반이 붕괴할 수밖에 없을 거라는 게 요즘 고이즈미 총리의 고뇌일 것이다.

한편, 주변국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일본에게 대단히 중요한 과제라고 인식하는 반대 세력은 고이즈미 내각이 과거의 우익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게 안타깝기도 하고 한심하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뉴스 615>에도 동시에 실리는 글임을 밝힙니다.

2006-02-12 17:02
ⓒ 2006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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