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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일지Ⅱ
작성자 상○○ 작성일 2004-09-17
조회 793
9월16일

아침부터 장대비가 솥아진다.
추적추적 비를 맞으며 걸어오는 주민이 있다.
야간근무를 마치고 잔업을 포기한 채 아침 일곱시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나왔다는 중산현대에 산다는 당원이 이었다.

별로 할말이 없어
히죽~
“오늘은 비가 와서 공사는 않겠지요” 라고 말해놓고 맞선 보러 온 노총각도 아니고 뻘쭘~

어제 주민들과 함께 하겠다던 민주노동당 농소2동 당원들이 월차를 내고 모였다.
시간을 보니 6시50분
빗물에 짖눌린 천막에 물을 빼고 바닥에 물고랑을 만들었다.
고놈들 잘도 따라 졸졸 잘내려간다.

어김없이
기사양반,소장양반이 현장을 들어선다.
“아침부터 웬놈의 남정넨고” 했겠지!

자치회장님이 아침을 준비하신단다.
“극구사양”을 물리칠 수 없어
그냥 굶기로 했다.

약수제일 회장님이 빵을 사들고 왔단다.
나는 못먹었다.
이씨~
다행히 컵라면은 얻어먹을 수 있었다.
라면인데 “꿀” 맛이다.
시간을 보니 9시를 넘기고 있었다.

아참!
새벽에 와보니 중산현대 자치회장님의 눈이 벌겋게 충혈 되어 있었다.
눈물이 날것 같다.
밤새 공사장 진입로를 막고 차에서 주무셨단다.
설마
“잠인들 잤겠나”


9시30분
며칠째 꼼지락 꼼지락 매 만지던 디스켓1
주민 홍보물을 만들기 위해 인쇄소로 향했다.
속으로 울면서 울면서 다짐을 했다. 현실에 충실하자고…

… ….

오늘은 별일이 없었단다.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주민들이 하나둘 모였다.
둥그렇게 둘러 앉아 이야기를 한다.
진지해 보인다. 간간이 웃기도 하고 열변을 토하기도 한다.

“누가 감히 이리저리 휩쓸려 다닌다고 했나”

자신의 문제에 누구 보다도 깊이 인식하는 주민들을…
스스로의 문제를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주체적이고 창조적인 주민들을…
서로 아픔을 다독이며 서로 격려하는 주민들을…

“누가 감히 자주적이고 창조적인 주민들을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이성적 판단을 하지 못하는 우매한 집단으로 취급하는가!!

이렇게 오늘 하루도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주민들이 하나둘 자리를 떠나고
나와 이웃을 믿으며 내일의 새로운 결의를 다지는 주민들이 희망이다.
민초들의 밝은 웃음이 희망이다.

11시다.

사랑하는 중산동 주민여러분!!
힘냅시다.
정의는 항상 승리합니다!!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이사야41장10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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